Wednesday, April 3, 2013

The last night in Bangkok

D+161

이렇게 한 챕터가 마무리 되는구나.

 오늘 집에서 집을 거의 다 싸고, 왕수 오빠, 은강이 오빠도 만나고, The hop 에서 로렌이랑 연습도 하고, 방콕 스윙 친구들과 저녁도 먹었다.16명이나 와줘서 난 너무 행복했다. 난 진짜 인복이 있나보다. 좋은 친구들만 만나고 좋은 에너지만 나누었다.
다섯 달하고도 절반가량.

와 나 이곳에서 정말 많은 걸하고 너무 행복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자기개발에 성공한 것 같다. 하하.
영어가 많이 편해졌고, 친구들과 편히 대화 할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혼자서도 스윙도 그림도 영어로 가르칠 수있게 되었다. 아 뭔가 눈에 가장 보이는 결과.
그림들. 이곳에서 지내면서 가장 중요한 내 새끼들.

매번 그림마다 새롭게 시도 하고 도전해 보며 할 땐 참 힘들었는데 그림들을 보고 있자니 진짜 속이 다 시원하다. 더욱 나 다운 그림들을 그려서 마침내 만족스럽다.

기타 연습을 많이 했다. 그래, 굳은 살이 계속 손에 박혀 있었다. 새로운 리듬으로 쪼개는 연습도 많이 하고 연습곡들이 많이 생겼다. 내가 만든 작은 폴더에 "Guitar, my dream" 이라고 제목을 만들어서 붙여 두었다. 볼 때 마다 행복하다. 그림 그리다가 잠시 쉴때면 어김없이 기타랑 놀기. 아, 동영상도 찍을 수 있게 됐다. 아 신난다!

Bangkok swing friends!!
좋은 친구들을 알게 되었고, 내가 아는 것을 가르칠 수 있어 무척 뿌듯했다. 거의 5개월 내내 가르치면서 오히려 참 내가 배우고 늘었다. 무엇보다도 천천히 조금씩 알려주는 교수법. 비기너 강습하면서 많이 깨달았다. 춤의 진짜 의미를 다시금 많이 생각했다. 그래, 유희를 위한 행위! 친구들이 아직 스윙을 잘 추진 못하지만 그들만의 소울로 춤을 참 '잘춘다'. 잘 추는게 무엇인가!?그래 바로 이거야!

동양화를 배웠다. 캬! 대학교 시절 좀 해보긴 했지만 무언가를 다시 배운다는 것이 오랜만이라 참 좋았다. 동양화를 배우러 가는 날이면 단정히 입었더랬다. 뭔가 참한 느낌으로 다소곳이 수련하는 기분이 들었다. 동양화에서 그린 나무들이 불쑥불쑥 내 그림에 감각적으로 튀어나올때 정말 배운다는 건 놀랍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것이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내가 그동안 그림 아크릴과 유화에서는 이제 꽤 노련하지만 먹이라는 것은 그렇지 않다. 난 초보자니까. 겸손한 자세로 배우고 공부하면서  참 상쾌했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 한다는 것에 대해 가장 많이 의문을 가지고 질문했다.

인간은 자연에서 왔는데 비슷한 모양을 강요 할 수 있는가?

나무는

"어머 친구야 너의 가지는 왜 나의 가지와 모양이 같지 않니?"

묻지 않을 텐데.

"넌 참 나와 달라서 아름답구나!"

라고 서로 말해주면 좋을 것 같다.


난 방콕에서 나와 다른 모습의 삶 생김새를 보며
내가 남과 다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달았다.
그래서 나를 나로 더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되었다.

이런 것을 좋아하고 이것을 더 하고 싶어 했구나. 마음 속에 남은 작은 소망들이 그냥 작은 것인지 혹은 큰 꿈으로 이루어졌으면하는 근질근질해하고 있는 꿈인지 스스로 가늠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마음의 소리를 쫓아 우리 끊임 없이 노력해야한다. 결코 남이 살아줄 내 인생이 아니기에 오롯이 내가 결정한다.

각종 국적을 가진 친구들은 좋은 선생님이 되어 주었고,
좀더 깊숙한 내 속을 건들이고 긁어주는 과정을 알차게 보낸 것 같다.


삶에 대한 소리가 들려 청각이 열리고, 세상이 얼마나 넓은가! 시각이 트인다. 닫혔던 마음이 열리고 오해했던 마음이 풀린다.


작업할 때의 키워드는

"관념의 감각적 표현"

내가 음악을 듣는 귀와 노래 소리가 나오는 목구멍과 입과, 춤을 추는 온전한 내 몸과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내 손과 팔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거다. 그렇다면 나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이 나오리라 철저히 믿을 수 있게 되었다. 정말 큰 수확이다.


잠시 떠나지만 슬프지 않다. 기쁘고 가볍다.


조금은 묵직해지고 노련해진 삶의 태도.

감각의 그래프의 위 아래 포물선 폭이 좁아 지긴 했으나 좀 더 심플한 느낌의 감각이 신선하다.
러프하게 드로잉하듯 글을 쓰고 나면, 캔버스에 힘주고 시작하듯 그리지 않아도 되어 좋다. 갱지에 4B연필로 슥슥 드로잉하고 마는 느낌으로 오늘 그렇게 일기를 쓰고 싶었다.
싸인을 잘한 후 액자에 걸면 오히려 볼 때마다 힘빼고 그린 그림은 속시원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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