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September 4, 2012

lucky day

오늘 에어로빅을 하러 가던 길. 지하철 대흥역에서 지갑을 두고내렸었다. 두고 내린칸과 위치를 신고하곤 잠시 상심한 맘을 가졌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어머, 내가 어제 가지고 있던 만원짜리를 몽땅 은행에 넣었던 것이 생각났다!!
'정말, 다행이다!휴~'
지갑도 낡았고 몇 천원 밖에 안들어 있데다 명함까지 잘보이는 곳에 꼿아 두었으니 찾을 수 있을 꺼야!!(와우 이렇게 가진 것없는 지갑이라니 맘이 편하잖아!신용카드도 없어!) 왠지 너무 걱정말자고 생각하며 일단 체크카드 분실 신고만 하고 좀 기다려보기로 했다.
에어로빅 선생님께서 만원을 빌려주셨다.
바로 그때 전화가 왔다.
"공덕역인데요, 김영지씨죠?지갑 습득했으니 찾으러오세요!"
우하하하!!
선생님은 돼지띠는 행운을 몰고다닌다고하셨다.선생님도 돼지띠시라고.
공덕에가니 왠지 유행이 지났다고 생각해서 안예뻐해주던 내 검은 닥스 지갑이 어쩜 그렇게 뽀야 얼굴로 기다리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맙소사 정말 감사합니다.
거저 생긴 내 몇천원과 오랫동안 쓰지못한 문화상품권!!나 오늘 내게 선물을 주리라...바로 광화문 교보문고로 직행. 아 참 좋네 오전서점. 바로 '이병률 여행산문집-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를 집는다. 계산, 출근하러 뛰어 지하철에 다시 몸을 싣는다. 
아,이 얼마나 감사한 하루인가!!!
지갑과 두근거리게 만드는 책, 세상에 감사한 마음 많은 것을 오늘 하루 선물받았구나.
참, 행복하다.
나는 문득 홀로 떠났던 유럽여행이 생각 났다. 그때 명품 썬글라스 분실 후 울고, 떼제베 기차에 두고 내린 내 미놀타 필카와 그 필카 속에 들어 있던 필름 때문에 프랑스 아비뇽역을 떠나지 못하고 그것을 잃어 버린 나 스스로를 용서 하지 못하며 그 역에서 하루 노숙 했었던 23살의 김영지. 그 이후 7년간 나는 얼마나 크고 작은 물건들을 잃어 버렸던가!
그동안 잃어버린 것을 떠나 보내는 것에 꽤나 연습이 되어 있었나 보다. 오늘 이렇게 가진 것이 많지 않은 것에 행복하고 잃을 것이 없다는 것에 행복한 걸 보니.
나는 오늘 물질적으로 많이 가진 것과 소유물에 대한 집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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